컨텐츠와 프로세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

백수진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HRD의 설계와 output은 크게 2가지 관점이 있다. 한 가지는 컨텐츠 중심이고 다른 한 가지는 프로세스 중심이다. ‘컨텐츠 중심’은 전달하려는 내용으로서, HRD 분야에서는 산업 구별 없이 범용적으로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글로벌 이해, 영업 및 마케팅 스킬, CS 스킬, 핵심가치 등이 주로 포함된다. 이미 내용이 잘 조직화되어 있으며, 학습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만 하면 된다. 직무교육체계로 보자면 체계의 하단에 속하는 것들이다. 유통회사라면 유통구조의 이해, 자동차회사라면 자동차 산업 및 기술 전반, 건설회사라면 건축/토목 기술, 패션회사라면 패션디자인 이해 등으로 주로 직급이 낮은 사원, 대리급들에게 산업의 전반적인 이해와 지식, 스킬을 전달하는데 목적이 있다.

반면에 프로세스는 정해진 컨텐츠 없이 프로세스대로 따라가면서 가치(value)를 만들어내는 것에 목적이 있다. 예를 들어 제조업의 프로세스는 ‘개발 → 구매 → 제조(생산) → 물류 → 마케팅 → 판매 → 서비스 → 경영지원’의 프로세스를 따르게 되어 있으며,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는 목표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게 된다. 전체 프로세스는 곧 value chain이며 각 단계는 가치(value)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와 유사하게 HRD의 ‘프로세스 중심’은 정해진 컨텐츠 없이 시작하여 프로세스를 밟되, 마지막 output으로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때의 컨텐츠는 이미 정해진 범용적인 컨텐츠가 아니라, 자사의 산업군에 적합하고 자사의 특수한 문화와 환경에 맞는 자사만의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주로 액션러닝, 워크샵, 학습조직과 같은 형태를 띄는데, 프로세스에 따라 질 좋은 output(컨텐츠)이 나오도록 facilitation 을 잘 하는 것이 관건이다. 컨텐츠 중심은 일방적인 Top-down 방식이라면, 프로세스 중심은 Top-down과 Bottom-up의 상호작용 방식이라는 것이 다르다. 이 방식을 제.대.로. 시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본래의 목적과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상부에 보고할 결과물 만들어 내기에 급급하다 보니, 여러 가지 부작용이 많다. 이러한 부작용은 여기서 논외로 하겠다.

직무교육체계에서 가장 고민하는 것이 과, 차장 이상의 senior 급 교육이다. 이들은 이미 10년 이상의 직무경험을 가진 직무전문가로서, 더 이상 전달해야 할 내용이 없다는 것이 고민의 핵심이다. 정해져 있는 컨텐츠를 전달하려는 컨텐츠 중심 패러다임으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 직무전문가인 그들이 스스로 가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도록 해야 한다. ‘프로세스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보면 해결방향이 보인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것이 프로세스이다. SM&J PARTNERS는 프로세스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직무교육체계 상단의 senior급 교육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아가고 있다. 이것이 성과를 창출하는 방식이며, 일과 학습이 동일하다는 우리의 신념과 가치이다.


참고문헌: Rummler & Brache.(1995), Improving performance: How to manage the white space on the organization chart.

백수진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박사
전) 현대인재개발원,LG패션,크레듀 수석컨설턴트
sjbaik@smnj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