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립드 러닝을 기업교육에 적용할 때

백수진 박사/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이 새로운 교수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flipped는 말 그대로 ‘뒤집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초중고 학생들은 교실에서 교사의 수업을 받고, 이후 집에서 심화 과제 또는 숙제를 하는 방식인데, 이러한 방식을 뒤집어 학생들이 사전에 온라인 등으로 수업 내용을 미리 공부하고, 교실에서는 과제활동이나 토론 등 심화학습을 한다는 의미이다.

교육방식을 뒤집는다는 뜻으로 ‘거꾸로 학습’으로 명명된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화학 교사였던 Bergmann 과 Sams가 2007년부터 이러한 방식을 실천하여 그 효과성을 검증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 이후로 초중등 학교를 중심으로 플립드 러닝을 도입하고, 시도하였다. 특히 근래에는 교양수업, 전공수업 등 대학교육을 중심으로 플립드 러닝이 많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플립드 러닝을 기업교육에 적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초중고 학생들은 지식과 경험이 적고, 학교 수업의 목표는 대체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에 있다. 플립드 러닝에서 학생들은 정보를 제공하는 사전 온라인 등의 학습을 한 후, 교실 수업에서 프로젝트 학습, 실습, 문제해결 활동 등의 다양한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므로, 학생들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데 있어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 학습동기, 학습성취도, 수업만족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런데 기업교육의 성인학습자는 이들과는 다르다.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이미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의 목표는 교육과정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것보다는 알고 있는 지식과 경험을 성찰하여, 적절한 행동과 수행으로 연결하는 것에 있다. 그러므로 다른 맥락과 각도에서 플립드 러닝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플립드 러닝에 대한 그 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설계 원칙을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사전 온라인 등의 학습과 강의실 학습과의 연계성이다. 두 가지 형태의 학습이 분절되지 않고 통합되어야 한다. 기존 블렌디드 러닝 (blended learning)에서도 온라인 학습과 오프라인 학습을 연계한 학습방법이 주장되었지만, 현실에서 그 두 가지는 따로 국밥이었다. 블렌디드 러닝에서 온라인은 선행학습 그 이상이 아니었으며, 선행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오프라인 학습에서 크게 문제될 것이 없었다. 통합되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립드 러닝은 강의실에서 정보나 이론을 다루지 않거나, 다루더라도 간단한 퀴즈로 온라인 학습결과를 리뷰하고 체크하는 수준이다. 교수자가 사전 온라인 학습과 강의실 학습을 어떻게 구분하고 연계할 지 사전에 깊이 고민하고 설계하기 때문이다. 이것이야말로 올바른 블렌딩(right blend of learning)이라고 할 수 있다(방진하, 이지현, 2014; Halverson 등., 2014).

둘째, 사전 학습은 과정의 특성에 따라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디지털이 중심이 되다 보니 사전학습과제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것이 보편화되었으나. 과정의 목표와 특징에 따라 적절하고 다양한 방법을 고안할 수 있다. 실제로 얼마전 진행한 H 사의 교육과정 개발에서 사전학습과제를 오프라인으로 제공하였던 사례가 있다.

세째, 온라인 학습보다 강의실 학습에 가중치가 있다. 플립드 러닝에 참여한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그들은 온라인 수업보다 강의실 수업에서 더 많이 배우고 교육효과성이 높았다고 응답했다. 강의실 수업에서 집중적으로 진행되는 도전적 활동이 그들에게 지적 자극을 주고 만족감을 주었기 때문이다.
교수자는 온라인 학습과 강의실 학습을 구분하고 통합할 때, 강의실 학습의 효과성을 위해 더 면밀히 살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네째, 강의실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수평적이고 협력적인 학습문화이다. 학습 상황에서 만난 동료, 선후배간에 서로 주고 받는 “도움”이 배움의 원천인 것이다. 플립드 러닝을 적용할 때 협조적이고 수평적인 교수자와 교육생간의 관계, 또한 교육생 상호간의 관계를 어떻게 발현시킬지가 플립드 러닝의 중요한 설계요소가 된다.

극단적으로 학습자 중심 교수법을 적용할 경우 플립드 러닝 강의와 전통적 강의와의 학습효과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이예경, 윤순경, 2017; Jensen 등, 2015). 교육생이 어떤 학습경험을 가지고 현업의 수행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어야 할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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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진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박사
현) 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외래교수
전)현대인재개발원, LG패션, 크레듀 수석컨설턴트
sjbaik@smnj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