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직무분석
(Strategic Job Analysis)에 대하여

백수진 박사/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직무분석은 직무설계와 직무재설계, 선발, 교육과 육성, 성과평가 등 많은 분야에서 직무에 대한 기초 데이터를 수집하고,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준다는 점에서 인적자원관리 분야의 핵심적인 사전 활동이 되며 매우 유용한 도구로 평가되고 있다. 그렇지만 직무분석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기업의 실무와 학자들의 연구에서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과거 대량생산의 시대에서는 제품의 수명기간이 길고, 시장점유율이 높으며, 경쟁이 덜 치열했으므로 직무분석이 노동과 직무를 분업화하고, 직무를 표준화 하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효율성에 기여하였다. 미리 확실하게 직무의 범위를 정하고 구체적으로 직무를 기술하는 것이 정확한 결과물을 산출해내고 실수를 줄이기 위한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 경쟁은 점점 치열해져, 제품수명기간은 짧아지고 신제품 개발기간이 더욱 단축되고 있다. 신기술은 더욱 빨리 개발되어야 하므로, 이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의 구조도 변하고 있다. 조직의 구조가 수평적이고 탄력적으로 변화하면서 기능중심의 직무는 역할 중심의 직무로 변모하고 있다. 경영환경의 변화, 기술의 변화는 직무의 개념과 본질을 변화시키고 있으며, 인적자원관리 분야에서 이를 적절히 응용하기 위해서 직무분석의 철학과 방법론에 대한 변화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전통적인 직무분석 방법이 오늘날의 조직에서 요구하는 빠른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대안으로 역량모델링이 활용되고 있다. 역량모델링은 우수수행자와 평균수행자의 차이를 규명하고 우수수행자가 가진 내재적인 특질을 도출하여 인적자원관리 활동에 활용함으로써 성과의 동력으로 삼는다. 이 때 역량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범위와 깊이가 확장될 수 있는 것으로써, 이는 전통적 직무분석의 직무개념을 벗어난다. 그렇지만 역량모델링 역시 적용면에서 제한점을 갖는다. 직무의 구체성이 부족하여 실무현장에서 적용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전략적 직무분석은, 기술과 환경, 조직변화에 따라 변화되는 직무를 예견하고, 새로운 직무의 생성, 폐지 또는 직무재설계가 발생할 때 필요한 과업과 요건을 규명하게 한다. 전통적 직무분석이 현재의 직무를 기술하는 것에 반해, 전략적 직무분석은 변화하는 직무의 요구사항을 수용한다는 점에서 미래의 직무를 예견하게 해 준다. 그러나 전략적 직무분석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연구와 실천분야로서 보다 다양한 고찰이 요구된다.

전략적 직무분석은 현재의 직무와 미래의 직무를 조직의 전략적 방향에 연계시키는 것이다. 조직의 전략적 맥락 안에서 현재와 미래의 직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목적적이고 체계적인 과정이다. 조직의 전략과 일치하는 미래의 직무가 어떤 모습일지 예견하고, 이와 관련한 직무의 요건과 수준을 사전에 결정하는 것으로, 전통적 직무분석뿐만 아니라 역량모델링보다도 한 단계 진일보한 개념이다.

급격하게 변동하는 경영환경변화가 조직 전략의 변화를 야기하므로, 이러한 변화에 좀 더 주도적이고 전략적으로 대응하고자 전략적인 직무분석의 방법론이 대두되었다. 전략적 직무분석은 환경변화를 분석하고, 이에 따른 조직의 전략 방향을 수정한 후, 현재 직무와 필요한 미래 직무의 차이를 분석하고, 목표를 수립하게 된다. 직무분석 방법론이 환경과 조직의 관계를 인식하고, 이에 따른 직무의 변화를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주도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직무분석의 강점이 있다.

전략적 직무분석의 프로세스는 먼저, 조직의 환경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기회, 위협요인 등으로 인한 조직 내부와 외부의 변화를 조사한다. 둘째, 현재 직무를 분석하는 것이다. 현재 직무의 지식, 기술, 능력(KSA)을 도출하되, 개인 중심의 직무가 아닌, 팀 단위의 직무를 고려한다. 셋째, 미래 직무를 결정하고 현재 직무와의 차이 분석을 실시한다. 현재 직무와 미래 직무의 차이가 거의 없다면, 새로운 개입을 시도할 필요는 없다. 차이가 중간 정도일 때는, 기술과 환경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있도록 직무를 재설계한다. 차이가 많을 때는, 현재 직무를 급격하게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직무를 생성해야 한다. 새로운 직무를 생성할 경우 현재의 직무가 없으므로 SME가 새로운 사업전략에 맞는 새로운 직무의 업무행동과 KSA를 도출한다. 넷째, 전략적 직무분석의 효과성을 평가하고 타당성을 수립한다. 이때 효과성은 선발, 성과 평가 등 인적자원관리 활동의 정확성으로 평가된다. 전략적 직무분석으로 도출한 직무의 예측가능성이 높다면 준거관련 타당성이 입증되어 매우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
이처럼 조직내외 변화에 따른 직무재설계나 신규직무가 발생할 경우, 전략적 직무분석을 활용한다면 경영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인적자원개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백수진,송해덕(2014). 전략적 직무분석 특성 연구: 전통적 직무분석과 역량모델링과의 비교분석을 중심으로, 기업교육연구, 16(2), 1-23.

백수진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박사
전) 현대인재개발원,LG패션,크레듀 수석컨설턴트
sjbaik@smnjpartn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