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체계와 교육계획의 metrics를 넘어서

백수진 박사/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교육체계와 교육계획을 수립할 때 가장 흔한 방법은 사각형 metrics를 그려서 왼쪽에는 직급을, 오른쪽 상단에는 직무단위를 고정시키고, 직급별×직무별 교육과정을 매치시키는 것이다. 매치시키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정당성과 논리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 범주는 리더십과 직무기본(기획력, 창의력, 커뮤니케이션 등)에 필요한 교육과정을 벗어나지 않는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이 받아야 할 교육과정명은 대학의 4년간의 커리큘럼을 보는 듯,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이 거의 유사하다. 아이러니하다.

Metrics 만드는 것에 함몰되어 놓치기 쉬운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체계와 교육계획이 “조직의 중/단기 전략과 연계”되어야 한다. 컨텐츠와 과정을 결정하는 기준은 조직의 전략과 align 되어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며, 다음의 3가지 조건 중 1가지는 충족되어야 한다. 선정한 교육과정이 전략달성을 위해 1) 기존의 관행과 practice를 개선할 수 있는가(Improve), 2) 전략을 실행하거나 또는 실행을 지원할 수 있는가(Implement/Support), 또는 3) 전략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는가(Create)이다.

둘째, 교육체계와 교육계획안에 “통합적 솔루션”을 담아야 한다. HRD는 개인과 조직의 효과성 증진을 위해 개인개발(ID), 경력개발(CD), 조직개발(OD)을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McLagan,1989). 그렇다면 교육체계와 교육계획은 개인의 역량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개인개발(Individual Development)만을 담을 것이 아니라, 경력개발과 조직개발을 포괄적이고 효과적으로 통합하여 개인과 조직수준의 역량을 함께 향상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 HRD 담당자는 조직개발이 교육체계와는 별개의 영역이며 다룰 영역이 아니라는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프로세스 개선과 변화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개발은 교육체계 안에 흡수/통합되어야 한다.

셋째, 교육체계와 교육계획이 변화를 지향하는 “학습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진정한 학습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이것이 개인과 조직의 역량을 개발시킨다. 학습조직은 조직이 주도하고 강압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며, 조직문화와도 관련성이 높다. 조직에서 성과를 만들기 위해 강제적으로 학습조직을 구축하면 부작용이 발생하며,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학습조직이라고 할 수 없다. 교육체계와 교육계획에는 자생적인 학습조직을 구축할 수 있는 intervention과 프로세스가 포함되어야 한다.

넷째, 교육체계와 교육계획에 현재의 performance 수준과 목표 수준을 제시하여야 한다. 현재 수준을 진단하고 체크하지 않으면 일방적인 input 만을 제공하게 되고, 역량 개발 프로세스를 모니터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결과를 담보할 수 없다. 모든 사람에게 일괄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 개념을 벗어나야 한다.

이와 같은 기본적인 원칙을 고려한다면, 해마다 유사하게 답습하는 교육체계와 교육계획 수립의 틀에서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백수진 수석연구위원 (SM&J PARTNERS)
중앙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박사
현)중앙대학교 글로벌인적자원개발대학원 외래교수
전)현대인재개발원, LG패션, 크레듀 수석컨설턴트
sjbaik@smnjpartners.com